염증에는 착한 염증(급성염증)과 나쁜 염증(만성염증)이 있습니다. 착한 염증(급성염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우리 몸을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 과정 중에 생기게 되며 특정 부위에 부종, 열, 통증을 동반하고 짧게는 몇 분, 몇 시간에서 길게는 3~4주 이내에 소멸되지만 나쁜 염증(만성염증)은 비만, 만성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미세먼지, 흡연, 식품첨가물 섭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온몸에 생기게 되며 심혈관질환, 뇌졸중, 암, 자가면역질환, 비만, 당뇨병, 만성콩팥병, 치매, 등 대부분의 질병은 체내의 만성 염증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성염증은 우리 몸에서 신호가 되는 증상들을 끊임없이 내보내기 때문에 몸에 쌓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오늘은 만성염증 있으면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몸이 보내는 만성염증 신호
1. 근육 감소
몸에서 염증 물질을 만들 때는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염증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근육에 가야 하는 단백질의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근육이 감소하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 슈쿠도쿠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만성염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근육감소증이 생길 위험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허벅지에는 온몸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 있기 때문에 뱃살이 늘고, 허벅지 둘레가 줄었다면 만성염증이 쌓였다는 신호 일수 있습니다. 또한 배 부분에 집중된 내장지방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터루킨 6)이 분비되기 때문에 평소 내장지방을 없애기 위해 식단 조절과 하루 30분 주 5회 정도 유산소 운동, 하체를 단련시키는 스쿼트(앉았다 일어서기), 런지 운동,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건강전문가들은 코골이는 우스꽝스러운 소리가 아닌 살려달라는 소리로 해석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건강 적신호라 말합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때문인데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이유는 비만, 혀의 크기나 두께 길이, 입호흡, 비중격 만곡 등 다양하지만 흔히 비염, 편도선염 등 기도 주변의 염증이 생겨 조직이 붓게 되면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를 하게 됩니다. 코골이를 방치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도 이어지게 되며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게 되면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게 되고, 뇌와 심장에 산소 공급이 저하되면서, 암뿐만 아니라, 두통, 치매,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심장발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3. 염증성 장질환(복통, 설사, 혈변)
염증성 장 질환은 이름 그대로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내 면역체계 교란과 유전 및 환경 요인, 서구화된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장에는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모이면서, 유해 물질 같은 독소가 가장 쉽게 쌓이게 되며 장에 쌓인 숙변 등에서 나온 유해균은 몸 안에 독소를 내뿜게 되고, 장은 독소를 이물질로 여기고 장벽을 지키려 공격하면서 염증이 생기게 되는데 특히, 설탕, 흰쌀밥과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 패스트푸드, 마가린 같은 고당질, 고지방 식품 등 서구화된 식습관을 통해 장에 흡수되는 물질은 아시아인의 장 속에 분포하는 미생물들과 조화하지 못해 장을 공격하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며 염증성 장 질환자는 일반인보다 대장암 위험이 최대 10배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인해 장 내벽에 염증과 궤양이 발생하면 설사와 복통, 혈변, 항문 통증, 콧물같이 끈끈한 점액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혈변 탓에 빈혈이 오기도 하고 쥐어짜는 듯한 복통을 호소하면서 화장실 가는 일이 잦아지고 이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일이 흔하며. 피로감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가급적 정제된 탄수화물,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을 피하고 통곡물이나 섬유질 식품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게 좋으며 또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흡연은 염증성 장 질환을 악화하므로, 금연 역시 필요합니다.
4. 우울증
우울증은 생물학적‧유전적 원인, 생활 및 환경 스트레스, 신체적 질환이나 약물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우울증이 체내 염증 물질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만성 염증은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면서 다양한 신체기관 세포를 공격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고 활성도를 떨어뜨리는데 만성 염증은 뇌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백질 부분의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때문에 긍정 감정에 관여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아 결국 만성염증 수치가 높아지면 우울증과 무력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의 만성 염증 정도를 살펴봤더니, 우울증 환자 그룹에서 염증( ‘인터루킨-1 알파’) 수치가 정상 그룹에 비해 약 세 배 더 높았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만성 염증이 뇌세포도 파괴해 알츠하이머 치매 가능성까지 높인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보통 우울증 치료 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세로토닌이나 노르아드레날린 등을 늘리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만성염증이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우울증 치료법으로 항염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5. 기억력 감퇴
만성염증은 뇌에도 생기게 되는데 이는 기억력 감퇴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중년기 만성 염증 발생과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1만 2336명(평균 연령 57세)을 대상으로 약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염증 수치가 높았던 그룹은 가장 낮았던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가 8% 더 빠르게 나타났고, CRP(혈액 속 CRP 농도가 높다면 몸 어딘가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인지기능 속도가 12% 더 빨랐습니다. 때문에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성염증 자가진단 테스트
1. 아무 이유 없이 담이 잘 걸린다.
2. 몸이 무겁다고 느끼거나 잘 붓는다.
3.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
4. 치은염, 치주염과 같은 잇몸질환이 있다.
5. 뱃살이 자꾸 늘어난다.
6. 피부트러블이 잦고 손톱이 잘 부러지며 머리카락에 윤기가 없다.
7.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변비가 있다.
8. 늘 배가 고프고 단 것이 먹고 싶다.
9. 술, 담배,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는다.
10. 예전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
- 10개 중 4개 이상이면 만성 염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매일 들여다보고 만지고 느끼는 신체의 각 부위에는 나의 건강신호가 담겨 있습니다. 유능한 의사는 눈으로 보고(시진), 만지며(촉진), 듣는다(청진)를 진료의 기본으로 여기고 가벼이 하지 않는 것처럼 그런 측면에서 내 몸은 나에게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주는 최고의 의사인 셈입니다. 내 몸이 보내는 내 몸 신호를 우리가 무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보다 건강한 삶을 살 것이며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아마도 건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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