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당뇨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당뇨병인지 알기 어려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로 지내면 혈관벽이 손상되어 심뇌혈관 질환, 망막증, 신부전, 당뇨발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동반되는 합병증으로 당뇨병을 자각했을 대는 치료가 어려운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뇨병은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당뇨병 원인과 당뇨병 초기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당뇨 초기 증상
1. 소변을 자주 본다(다뇨)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대사를 통해 세포가 쓸 수 있는 형태인 포도당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때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세포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당뇨가 있을 경우에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된 포당은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혈액에 둥둥 떠다니는 상태가 되며 혈액 내에 포도당이 어느 한계 이상으로 많아졌을 때엔 신장에서 그 여분의 포도당을 노폐물로 오인하고 즉시 수거하여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게 되며 포도당은 다량의 수분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게 됩니다. 보통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약 1.5리터 이내이고 하루 5~6회 정도 소변을 보지만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2~3리터를 넘는 경우가 많고, 횟수 또한 늘어나 10회 이상의 소변을 보게 되며 잠을 자는 도중에도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게 됩니다. 참고로 당뇨병으로 혈당 수치가 높아져 소변으로 당이 나온다고 해도 소변에 거품이 나고 소변 색깔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즉, 소변의 거품 유무로는 당뇨병을 구별할 수 없으므로 당뇨병이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물을 자주 마신다(다음)
소변량이 많아지면 우리 몸은 수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갈증이 생기게 되고 부족한 수분량을 채우기 위해 물을 자주 많이 마시게 되며 물을 많이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3. 극심한 허기(다식)
소변을 통해 다량의 포도당을 잃게 되면 인체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심한 공복감을 느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다식증이 나타나게 되고 특히 포도당 함량이 높은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단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게 되면 혈당을 더욱 높이게 되어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4. 피로감
포도당은 몸속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만성적으로 피곤한 만성 피로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이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계속 피곤하고 무기력하며 체력의 저하를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당뇨 환자의 경우 피로가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식곤증)
혈당이 불안정한 사람의 경우에는 단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며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분비돼 다시 혈당이 뚝 떨어지면서 저혈당 상태가 돼 졸음이나 피로감 등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흰쌀밥이나 설탕, 밀가루 등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과일 주스 같은 단당류가 많은 음식을 먹은 후 참기 어려울 정도로 잠이 쏟아진다면 혈당 변화로 인한 졸음일 가능이 크며 앞서 설명한 다음, 다뇨, 다식 증상이 함께 있다면 어느 정도 당뇨병이 진행됐을 수 있습니다.
6. 감정 기복
혈당이 심하게 올라가면 혈당 스파이크나 저혈당 등 혈당 변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해질 수 있으며 혈당의 변동은 예민함, 불안, 우울, 무기력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가 있다면 고혈당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7. 흐릿한 시야
시야가 흐려지거나 초점이 맞지 않으면 노안으로 여기기 쉽지만 혈당이 높아지면 안구 수정체의 탄력성에 문제가 생겨 시야가 흐려지기도 합니다. 수정체 자체 손상은 없지만 혈당이 급격하게 변할 때 눈의 근육이 높은 혈당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며 고혈당으로 인해 안 좋아진 시력은 혈당이 안정될 때 다시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8. 잇몸병(치주 질환)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많은 양의 수분이 빠져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침이 말라 구강 내 세균이 쉽게 번식해 잇몸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혈당 수치가 높으면 잇몸 조직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IL-1β, TNF-α, IL-6)이 증가해 치주 질환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치주 질환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고 진행 속도 역시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혈당 낮추는 방법
1. 통곡물 위주의 식사하기
당뇨병 환자에겐 탄수화물은 금물이라고 생각하지만 탄수화물은 사실 건강한 식단의 기초입니다. 하지만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한데 흰쌀밥, 흰 빵, 흰 밀가루 등 정제된 곡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당뇨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므로 평소 혈당이 높다면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현미, 호밀, 귀리 등 통곡물)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2. 단백질 섭취하기
단백질이 부족하면 몸에서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근육량은 감소하게 되는데 근육은 몸속 포도당을 소모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근육이 부족해지면 몸속 포도당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남아 혈당을 높이며 또 근육이 줄어든 자리에 근육 대신 지방조직이 생겨 포도당 대사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때문에 식사 시에는 닭 가슴살, 계란, 생선, 두부, 콩류, 견과류 등을 끼니별로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식사 순서 바꾸기(거꾸로 식사법)
식사 순서만 약간 바꿔도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을 해결하고 더욱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일본 가지야마 내과 원장은 8년 동안 1,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식사 순서를 채소를 먼저 먹고, 그다음으로 단백질 반찬, 마지막으로 밥을 조금만 먹는 순으로 바꿔보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는데 식사 메뉴 중에 채소를 먼저 섭취하면 먼저 소화기에 도달한 식이섬유는 당질과 지질을 방어하는 자신의 역할이 극대화될뿐더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 억제 작용을 하는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며 인슐린의 원활한 분비는 혈당을 낮추며 동시에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식사 시에는 채소(샐러드)나 나물 반찬류 → 단백질 식품(고기, 계란, 두부, 콩 등) → 탄수화물 식품(통곡물, 고구마 등) 순으로 섭취하면 당뇨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햇빛 보기
비타민D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췌장의 베타 세포 기능을 감소시켜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울산대 간호학과 김혜진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 1713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혈중 농도와 혈당 조절 정도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결핍 상태인 당뇨병 환자는 충분 상태인 당뇨병 환자보다 혈당 조절 불량 그룹에 속할 위험이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부산의료원 가정의학과에서 청소년 1556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인슐린 저항성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기의 비타민D 부족이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고용량 비타민D를 보충하면 제2형 당뇨병 진행이 늦춰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캐나다 라발대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비타민D를 5000IU 투약한 결과 말초 인슐린 민감도와 베타세포 기능이 향상돼 전체적인 인슐린 작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 근력 운동하기
우리 몸의 근육은 몸속 장기·조직 중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위이며 혈당이 치솟는 것을 막는 보호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화나 운동 부족 등을 이유로 근육량이 감소하면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사용하는 곳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혈액 속에 남겨진 포도당이 많아져 혈당이 올라가게 되고 그만큼 당뇨병 발병 위험을 커지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69세 성인 1만 7280명을 대상으로 팔다리 근육량 변화를 평균 5.5년 동안 추적·관찰하면서 당뇨병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팔다리 근육량이 줄어든 그룹은 팔다리 근육량을 유지한 그룹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2.2배 높았습니다. 특히 허벅지 운동은 혈당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온몸 근육의 60~70%가 하체 근육, 그중에서도 허벅지에 모여 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허벅지 근육량이 많을수록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습니다. 때문에 평소 스쿼트나 런지, 계단 오르기 등 하체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근육량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매끼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6. 충분한 수면 취하기
수면이 부족할 경우 역시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데 스웨덴 웁살라 대학(Uppsala University) 연구팀은 9명의 건강하고 정상체중인 남성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수면 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고 장내 세균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참가자들의 장내세균 구성이 비만인 사람들에게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들에게는 비만균으로 알려진 피르미쿠테스가 증가하였고, 비만을 억제하는 균인 박테로이데스가 감소하였는데 비만균인 피르미쿠테스 수가 늘어나면 남들보다 쉽게 살이 찌고, 당뇨병 유발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당뇨병 초기 증상과 혈당을 낮추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당뇨 증상들 가운데 3가지 이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특히 갈증이 심하고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며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질 땐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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