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고 익숙한 질환입니다. 때문에 고혈압을 진단받더라도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혈압이 정상 범위 넘어 지속적으로 높아지게 되면 주요 장기에 혈액을 전달하는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뇌, 눈, 심장, 콩팥 같은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인지 능력에 손상이 오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 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충분한 수분 섭취
건강 전문가들은 물을 마시는 것은 혈압을 자연스럽게 낮추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인체는 수분 양이 부족해지면 수분을 인체에 골고루 분포시키지 않고 뇌, 심장 등 중요한 장기 부위에만 공급하며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부위인 팔이나 다리 등에는 적은 양의 수분을 공급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중요 부위에 수분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인데 문제는 사지 말단 부위에 혈액 공급을 적게 하려면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말초혈관이 수축되면 심장이 몸 곳곳으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강하게 펌프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혈압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갈증이 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블루베리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성분은 혈관의 기름기를 쓸어내고 청소하기 때문에 혈관을 확장하여 혈액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블루베리를 규칙적으로 섭취할 경우 고혈압 발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킹스컬리지런던대 연구팀이 40명을 대상으로 매일 한 달간 블루베리를 200mg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게 한 결과 평균 혈압을 5mmHg 낮추어 혈압약을 먹는 정도의 효과를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 의대 에이든 캐시디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 샤론 G. 커헌 교수 연구팀은 총 13만 4,000명의 여성들과 4만 7,000여 명의 간호사 및 의료전문인들을 대상으로 14년여에 걸쳐 진행되었던 추적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안토시아닌 성분들을 가장 많이 섭취했던 그룹의 경우 최소량 섭취그룹에 비해 고혈압 진단율이 8% 낮게 나타났으며 이 같은 상관관계는 고령층, 그리고 블루베리를 다량 섭취했던 그룹에서 한층 확연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는데 최소한 주 1회 이상 블루베리를 섭취한 그룹의 고혈압 진단율은 블루베리를 즐겨 먹지 않았던 그룹에 비해 10% 낮게 나타났습니다.
블루베리 속 안토시아닌의 효과는 섭취 후 2시간 이내에 나타나며, 24시간 이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블루베리 많은 양을 한 번에 섭취하는 것보다는 장기간 꾸준히 먹는 것이 좋으며 하루에 20~30개(40~80g) 정도의 블루베리를 3~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껍질에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껍질까지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양파
양파의 주요 성분인 퀘르세틴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 등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의료원이 고혈압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4주간 양파즙을 복용시킨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양파즙 섭취 후 피험자들의 혈압 수치가 수축기 6.3±15.5 mmHg, 이완기 4.6±8.3mmHg 만큼 강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양파로 요리를 할 때는 양파 껍질은 버리곤 하는데, 양파 100g 당 퀘르세틴 함량은 약 32mg이며 양파 속보다는 양파 껍질(322mg)에 퀘르세틴이 30~40배 정도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때문에 껍질을 양파와 함께 착즙해 양파즙으로 섭취하거나 차를 끓이거나 육수를 내는데 활용하면 좋습니다. 퀘르세틴은 열에 강해서 생것이나 삶거나, 굽거나 튀겨도 그 성분의 함량과 약용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4. 키위
키위에는 황색의 색소 호르몬인 루테인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항산화 물질로 고혈압을 유발하는 유해산소를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연구팀은 평균 나이 55세의 50명의 남성과 68명의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8주 동안 한 그룹은 매일 키위 세 개를 먹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매일 사과 하나를 먹도록 한 결과, 8주 동안 하루에 세 개의 키위를 먹은 사람은 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은 사람보다 수축기 혈압이 3.6mmHg 더 낮았습니다.
또한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키위 100g에는 비타민C가 86.51mg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는 오렌지(100g당 55.9mg)보다 많은 양인데 비타민C 역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과대학과 오리건주립대학의 공동연구팀은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 39명을 절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 매일 500mg의 비타민C 보충제를 한 달 동안 복용하게 한 결과, 비타민C 그룹은 혈압이 평균 9.1% 낮아진데 비해 비교그룹은 2.7%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비타민C가 혈압을 내리게 하는 것은 혈관을 이완 또는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산화질소의 생물학적 활동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며 산화질소가 부족하면 동맥이 이완되지 않아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5. 바나나
나트륨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으로 우리 식탁에서 줄여야만 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지만 혈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칼륨을 충분히 섭취해야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사우스 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성인 3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칼륨과 혈압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소변에 칼륨 성분이 적은 사람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구진은 소금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보다 칼륨 부족이 고혈압에 더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조지 국제보건연구소(GIGH) 연구팀은 2021년 중국에서 5년간 2만995명을 대상으로 소금 대체품과 뇌졸중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논문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칼륨 섭취 증가로 인한 혈압 개선 효과가 뇌졸중 위험을 약 10% 줄이는 반면 소금 섭취 절제로는 뇌졸중 위험을 약 4%만 낮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발견한 바 있습니다. 중간 크기의 바나나 하나에는 약 422mg의 칼륨이 들어 있어 매일 바나나를 섭취하면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6. 토마토
토마토에 풍부한 라이코펜 성분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하질소 생성을 촉진해 혈류를 개선시키고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일본 도쿄의치과대 연구팀은 20~74세 481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원하는 만큼 염분이 없는 토마토 주스를 섭취하도록 한 뒤(1인당 하루 평균 섭취량은 215mL), 매일 토마토 주스 섭취량과 건강 상태 변화를 기록하게 하고 연구팀은 연구 시작과 마지막에 참여자들의 혈압, 중성 지방, 혈중 콜레스테롤, 공복 혈장 포도당 수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측정한 결과, 연구 시작 시 평균 수축기 혈압은 141.2mmHg이었는데, 연구 후 137mmHg으로 감소했고 평균 이완기 혈압도 83.3mmHg에서 80.9mmHg으로 감소했습니다. 또한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125명에게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3.3% 낮아졌습니다.
또 다른에서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연구팀은 3년간 55~80세 스페인 성인 7,056명을 대상으로 토마토 섭취와 혈압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 큰 토마토를 1개 분량인 110g 이상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36% 낮았습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 성분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토마토를 삶거나 볶는 등 가열 조리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트랜스(Trans) 형과 시스(Cis) 형의 2가지 이성질체가 존재하는데 기존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트랜스형으로 체내 흡수율이 낮지만 토마토에 열을 가할 경우 인체에 더 잘 흡수되는 시스형으로 변화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2002년 농업 식품화학 학회지에 게재된 열이 음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에서 특정 야채를 익히면 영양분이 분해되어 쉽게 흡수될 수 있음을 밝혔는데 특히, 토마토를 88℃에서 2분, 15분, 30분 동안 가열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리코펜의 양이 각각 6%, 17%, 3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7. 아몬드
아몬드에 풍부한 마그네슘은 여러 미네랄 중에서도 특히 혈압 조절 효과가 뛰어납니다. 마그네슘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향상시켜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막아주고 확장시켜줍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인디애나대학 공중보건 대학 연구팀이 마그네슘 보충제에 관한 임상실험 34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그네슘이 동맥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그네슘 보충제를 매일 368㎎씩 3개월 동안 섭취한 사람들은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2mm/Hg, 확장기 혈압(최저혈압)이 1.78mm/Hg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몬드 한 줌(30g)의 마그네슘 함량은 81㎎으로 마그네슘이 많다고 알려진 바나나 한 개(100g)의 32㎎보다 많습니다.
8.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인 모노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데 모노불포화 지방산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올리브오일은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비타민 E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분들은 혈관 벽에 있는 산소 자유 라디칼을 중화시켜 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0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고혈압 증상을 가진 23명에게 매일 6개월간 올리브오일을 섭취하게 한 결과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실험 참가자 중 35%는 올리브오일 섭취를 한 뒤, 고혈압 약 섭취를 중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의 경우에는 오늘 소개해 드린 음식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고혈압 예방을 위해 나트륨,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도 적절히 조절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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