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병장수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욕망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오래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연구에서는 유전은 수명의 20~30% 정도 영향을 주는 것에 불과하며 식이요법과 생활 방식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이 수명을 결정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세계 각지의 장수마을을 연구해 온 댄 뷰트너(Dan Buettner) 박사는 저서 블루존에서 암과 치매 발병률이 낮고,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 5곳을 블루존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장수마을(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며 살 수 있게 된 특별한 이유를 살펴본 결과 그들의 생활 방식은 약간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소식하기
세계적인 장수마을인 일본 오키나와의 장수 노인들은 ‘하라하치부(腹八分)’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이는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100%가 아닌 80% 정도 꽉 차 있다고 느낄 때 식사를 중단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25 년간의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평소보다 30% 적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수명이 훨씬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붉은 털원숭이의 수명은 25~30살 정도, 최대수명은 40년으로 열량 제한 식단을 한 20마리 중 6마리가 그 나이에 다다랐으며 사람으로 치면 약 120세 해당하는 나이입니다. 국제학술지 노인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 권장 열량의 25%를 줄였을 때 생물학적 연령 증가가 가장 두드려졌으며 특히 40세 이후부터는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이 떨어지고 근육의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몸에 잉여 에너지가 쌓이고 쓰이지 못한 에너지는 혈관에 쌓여 비만, 고지혈증의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이때부터라도 소식을 하게 되면 잉여에너지가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아 각종 질환뿐만 아니라 노화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소식은 무조건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닌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므로 평소 영양을 균형적으로 섭취하면서 식사량을 줄여야 소식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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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루 식사 95%는 식물성 식품 섭취하기
블루존(장수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주로 곡물, 콩류, 채소류 등의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장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물성 식품은 시금치, 케일, 상추 등 푸른 잎채소였는데 장수와 관련된 몇몇 연구논문들에 따르면 매일 조리된 잎채소를 한 컵 분량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향후 4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게 되며 2014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앤드루 머레이 박사 연구팀은 푸른 잎채소 속의 질산염이 적혈구 증가로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음을 발표하였는데 (질산염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간과 신장에서 생성되는 에리트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이라는 체내 적혈구세포 수를 조절하는 호르몬 생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혈구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혈액이 작은 혈관으로 흘러들어 가지 못해 몸의 기관과 조직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데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채소를 먹으면 적혈구 수가 줄어 혈액이 묽어지면서 세포와 조직의 산소 수요-공급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게 되며 혈액의 점도가 낮아지면 혈전을 막을 수 있어 심장발작과 뇌졸중 위험도 낮아지게 되고, 질산염은 체내에서 혈관의 이완과 확장 작용에 관여하는 산화질소로 변해 혈압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푸른 잎채소 섭취 최상위 그룹은 최하위 그룹보다 녹내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방각 녹내장 발생률이 20~30%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육류는 주 2회 이하로 제한하기
장수마을(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아닌 한달에 5번 정도 고기를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만, 육류 섭취 시 고기 위주로 먹기보다 주식에 반찬으로 약간 곁들이는 정도로 먹었습니다. 육류를 매일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국제 학술지 ‘국제역학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과 영국 암 연구소가 영국인 47만 5581명을 평균 5.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평균 육류 권장량인 70g보다 많은 76g을 먹는 사람들은 21g 이하로 먹는 이들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류나 가공육, 유제품에는 비인간 당 성분인 N-글리콜리뉴라민산((Neu5Gc)이 들어 있는데 이 당분이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원으로 작용해 항체를 형성하게 되고 이렇게 형성된 항체의 수치가 높을수록 암 위험이 증가하게 되며 특히, 육류 소비가 많은 사람일수록 혈액 내에 더 많은 항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가급적 붉은 육류 섭취는 줄이고 대신 생선, 콩류 등의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4. 생선은 매일 조금씩 섭취하기
미국인 9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가장 장수하는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은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매일 생선을 조금씩(매일 평균 85g)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는 착한 지방으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의 한 종류로 인지기능장애 예방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여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좋은 생선종류는 멸치류나 전갱이, 고등어(태평양·대서양·대서양 처브 산)처럼 먹이사슬의 아래나 중간단계에 위치한 생선들인데 수은은 생선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갈수록(수명이 길고 육식성 어류일수록) 수은 축적은 더 심해지므로 생선을 섭취할 때에는 큰 생선보다는 작은 생선을 선택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일상적 움직임 늘리기
장수마을(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은 체육관에 가면서 의도적으로 운동하지 않았지만 대신 정원 가꾸기, 걷기, 요리 및 기타 일상적인 집안일을 통해 신체활동을 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체 활동은 다른 요인과 상관없이 성공적인 노화 예방에 핵심이 되는 부분이며, 반대로 일상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의 다니엘라 슈미트 박사가 앉아 있는 시간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총 43편의 연구논문을 종합분석한 결과,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최상위 그룹이 최하위 그룹에 비해 대장암과 자궁내막암 발생률이 각각 24%, 32% 높아지는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적으로 하루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2시간 늘어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은 8%씩, 자궁내막암 위험은 10%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때문에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과소평가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움직임을 늘려야 합니다.
6. 충분한 수면 취하기
실제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잠을 충분히 자며 거의 모든 당사자들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릴 만큼 숙면을 취하며 수면시간도 거의 8시간이 넘을 정도로 수면을 취하는데 반대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거나 너무 많은 수면을 취하면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뇌졸중, 비만 위험을 높이고 피부 노화를 가속화하며, 반대로 잠을 너무 많이 자면 치매와 협심증 위험을 증가시키고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최소한 7시간 이상 9시간 미만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수마을 사람들은 채식 위주의 식사와 식사량의 80%만 먹기, 자연스러운 일상 속 움직임과 충분한 수면 외에도 목적의식 가지기, 하루에 와인 한두 잔 마시기, 마음 내려놓기, 가족을 우선시하기, 신앙 가지기, 사회관계유지하기 등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장수인의 특징은 어떨까요?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팀은 건강하게 100세 이상 장수한 노인 71명의 식단을 토대로 한국 장수인의 식사 특징을 분석한 결과, 장수 노인 대부분은 적게 먹고 있었고 75세 영양권장량과 비교했을 칼로리는 80.9% 섭취하였으며 모든 장수 노인 100%가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대부분 세끼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식은 쌀밥(73%), 국, 찌개의 경우는 채소와 두부를 넣은 된장국을 선호했고 반찬은 나물을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10명 중 8명은 비흡연자이고 흡연을 하더라도 흡연량은 많지 않고 음주 역시 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고 하더라도 대부분 한잔 이하였으며 눈에 띄는 것은 대부분(77.4%)이 별도로 건강식품을 챙겨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껏 우리가 장수의 황금률이라 믿고 있었던 값비싼 유기농 식품, 기적의 식품이라 불리는 음식들은 아마도 장수와는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의 식습관과 생활방식을 돌아보고 잘못됐다면 이를 바로잡는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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