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장이 좋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장이 좋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건강 전문가들은 장이 무너져서 병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비만이나 당뇨병, 암, 고혈압과 우울증, 알츠하이머, 자폐증과 같이 발병 부위도, 원인도 제각각인 것 같은 질환들이 모두 장 건강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바로 장 건강이며 특히 소화기관은 신체 시스템을 반영하기 때문에 장이 나빠질 경우 우리 몸은 다양한 방식으로 장 건강이 좋지 않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오늘은 장내 유해균이 많아질 때 몸이 보내는 신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단 음식을 찾는다
이상할 정도로 단 게 끌린다면, 장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유해균이 우위를 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내 나쁜 세균이 많으면 단 음식을 계속 탐닉하게 되는데 장내 나쁜 세균은 그렐린 같은 식욕 호르몬이 활성화 해 혈당을 빨리 올리는 단 음식을 찾게 합니다.
2. 몸무게 증가
뚱보균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지방을 과하게 생성하고 흡수해 지방이 몸속에 축적되도록 하며 장에서 뚱보균이 우세해지면 철저하게 식사를 제한하거나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을 뿐 아니라 마음을 놓는 순간 단번에 요요현상이 찾아오게 됩니다 특히 과식하지도 않는데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대부분 몸속의 뚱보균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일 것입니다. 세균은 자신들의 번식에 유리한 먹이를 먹고 개체 수를 늘려 활동력을 높이기 때문에 뚱보균을 없애기 위해서는 뚱보균이 좋아하는 액상과당이나 가공육, 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가급적 피해야 하며 반대로 날씬 균은 지방분해 효소를 활성화하고 지방 연소를 도와 체중이 감소하도록 돕기 때문에 날씬 균이 좋아하는 식품을 먹는다면 살이 잘 찌지 않는 장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날씬 균에 좋은 식품으로는 유청(요구르트), 양배추 초절임, 케일,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 양파, 버섯 등이 있으며 날씬 균은 잎채소 등 식이섬유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짧은 사슬지방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지방 축적을 방해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3. 피부 트러블
피부와 소화기관 그리고 뇌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뇌-피부 축(gut-brain-skin axis)' 이론에서는 장과 신경계 그리고 피부가 연결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정제 설탕이 들어간 음식, 스트레스 등은 장내 정상 균을 손상시키고 신체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이는 결국 피지분비를 증가시켜 여드름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임상 위장병학 및 간장학회지의 연구에서도 여드름이 없는 사람에 비해 여드름이 있는 사람에게서 소장에 유해균이 10배나 많이 증식되어 있다는 게 발견됐습니다.
4. 지독한 방귀
대변에서 나는 냄새는 장내 미생물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등 몸에 이로운 유익균이 많은 경우에는 구수한 냄새가 나지만, 대장균이나 비브리오균 등 유해균이 증식하면 암모니아, 황화수소, 페놀 등 유해물질을 만들어내면서 독한 냄새를 풍기게 됩니다. 또한, 장내 유해균이 과잉 증식하면 음식의 분해와 영양 흡수가 제대로 안 되어 장내 유해균과 세균독소가 늘면서 장 기능이 저하되고 변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5. 우울증
최근 의학계에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우울증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정신적인 문제만이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없으니 그 원인을 뱃속에서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체내 세로토닌의 70% 정도는 장에서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장에 문제가 생겨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지면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불안과 우울증 같은 감정을 느낄뿐만 아니라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에겐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뇌 속 물질인 가바를 만드는 세균이 많았고 염증을 치료하거나 도파민을 생산하는 두 종의 세균이 없었다고 합니다.
6. 건망증
미생물군은 신경 전달 물질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그 균형이 깨지면 기억력이 안 좋아지고, 생각하는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가 2016~2017년 건망증으로 진료받은 남녀 128명(평균 74세)을 대상으로 대변 속 세균의 DNA를 추출하고 장내 세균총의 구성을 분석한 결과 건망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의 장 속에는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인체에 이로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라는 균이 정상인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매(알츠하이머병)로 진단된 60~95세 노인 60명을 대상으로 유산균을 함유한 우유를 1일 200mL, 총 12주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유산균 섭취군은 인지 기능이 27.9% 향상된 반면 섭취하지 않은 군은 5.03%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장 속 환경을 개선하면 건망증 뿐만아니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출생 당시 장내는 무균 상태이지만 비피더스균이나 유산균 같은 건강에 이로운 유익균이 증가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아기의 변이 어른과 달리 황색이고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은 유산균이 만든 지방산이나 그 외 대사산물의 냄새입니다. 하지만 육식 위주의 식사, 각종 정제식품, 인스턴트식품,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유익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유해균의 증식을 촉진시켜 장 내 환경의 균형을 깨게 만들며 고령이 되면서 장 속 유익균은 감소하고 몸에 해로운 균은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데 일본 동경대 미쓰오카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몸에 좋은 비피두스균은 신생아에서 유아기 때 가장 많았다가 청소년기부터 조금 감소해 평행선을 이루고, 65세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유익균이 줄어든 노인의 장은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데 설사가 잦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며 영양분을 잘 흡수하지 못해 야위고 세균 감염 때문에 기침 등을 달고 살게됩니다.
그러나 일본의 장수촌인 야마니시현 유즈리하나의 노인들은 80세, 9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장 내에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 많다는 놀랄 만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노인들의 식생활을 살펴보면 잡곡, 감자, 고구마, 도토리, 마 등 식물성 섬유가 매우 풍부한 식단이었고, 바로 이 식물성 섬유가 비피더스균 증식 인자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 조성은 먹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내장에 서식하는 미생물 조성이 바뀌게 됩니다. 때문에 평소 시단에서 단순당이나 정제된 탄수화물, 설탕이 많이 든 빵·과자 같은 음식을 적게 먹고 채소·과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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